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거품 논란이 짙어지고 있다. 엔비디아와 AMD 등 반도체 기업이 앞다퉈 오픈AI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AI 관련 주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실체보다 기대가 앞선다는 경고음이 켜졌다. 오픈AI의 적자 구조와 AI 순환 거래 의혹이 맞물리며 1990년대 닷컴버블을 떠올리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BBC는 "AI 기업의 기업가치가 실제 기술력이나 수익 구조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BBC와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현재 AI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낙관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최근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S&P500·나스닥·다우 지수)는 AI 열풍 속에서 기술주 강세로 호조를 보이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AI 거품론에 대한 경고도 커지고 있다. 4일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이 AI가 약속한 미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유례없는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어떻게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며 “열렬한 지지자들조차 시장에 거품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엔비디아의 오픈AI 투자 발표에 이어 AMD와 오픈AI의 거래 체결과 관련하여 AI 인프라 기업이 AI 개발사에 투자하고 이 돈이 다시 AI 인프라 구매에 쓰이는 ‘순환 거래’나 '판매자 제공금융' 논란도 제기됐다. 오픈AI는 등은 엔비디아와 1000억 달러규모의 거래, 오라클과의 3000억달러 거래, AMD에서 수백억달러 장비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지만 엔비디아아가 이들에게 자금을 빌려져 다시 엔비디아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리서치회사 세븐스리포트는 3일 보고서에서 오픈AI의 기업가치가 최근 5000억 달러(약 700조원)로 평가받으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타트업에 등극했다는 소식이 AI 거품 논쟁을 되살렸다고 분석했다. 오픈AI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43억 달러(약 6조1000억원)지만 손실은 78억 달러(약 11조원)으로 적자로 추정된다. AI 거품론은 지난 8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AI 시장에 거품이 끼었을 가능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면서 커졌다.

앞으로 AI가 더 많이 쓰일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AI는 돈을 쓸수록 더 발전하기 때문에 투자가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거품이 빠지고 소수의 선두 기업만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은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지금은 90년대 초반 검색 엔진이 쏟아져 나온 때와 같은 상황”이라며 “구글이나 네이버 등 몇 개의 포털만 살아남은 것처럼 대규모언어모델(LLM)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명정보기술 여정현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