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대당 3000억원~5000억원에 달하는 ASML의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한꺼번에 20대나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V 노광장비는 기존의 노광 방식보다 미세한 회로 패턴을 구현할 수 있어, 웨이퍼 한 장에서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SK하이닉스의 이와 같은 투자는 D램의 생산 효율성증대와 원가절감으로 이어진다.
SK의 이와 같은 포석은 AI(인공지능) 및 모바일 기기 등에 사용되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이나 LPDDR5T와 같은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서 선구적인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선두인 TSMC는 100대 이상의 EUV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65대를 추가로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40~50대 수준의 EUV장비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TSMC의 40~50% 수준에 불가하다. SK는 이미 약 20대의 EUV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나 20대를 추가로 구매할 경우 인텔을 앞질러 업계 3위로 도약하게 된다.
ASML의 EUV 노광장비는 주로 D램과 로직 반도체 생산에 활용되고 있다. 한편, SSD(Solid State Drive)와 같은 스토리지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D램보다 구조가 단순하여 아직까지 EUV 장비가 필수적으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SK하이닉스의 EUV 장비 도입이 SSD 등 스토리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SK하이닉스는 EUV 장비를 통해 확보된 공정 역량을 강화하고 이는 장기적으로 낸드플래시 기술 발전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것이다.